적금 깨고 투자해도 될까?
결론부터: 지난 20년간 적금 금리(평균 3%)로 1,000만원을 넣으면 1,806만원, 같은 돈을 KOSPI에 넣으면 약 3,200만원이 됐습니다. 비상금 6개월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투자가 합리적입니다.
적금을 깨려니 죄책감이 듭니다
한국인에게 적금은 거의 신앙입니다.
"적금은 원금이 보장되잖아" "깨면 이자 다 날아가는데..." "부모님이 무조건 적금부터 하라고 했는데" "주식은 도박 아냐?"
이런 마음은 이해합니다. 적금의 안전함은 진짜거든요. 그런데 안전함에도 비용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?
적금의 숨겨진 비용: 인플레이션
적금 1,000만원의 진짜 가치
적금 금리 (2024년 평균)
세후 실질 금리 (15.4% 이자소득세 차감)
인플레이션 (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)
실질 수익률
세금과 인플레이션을 빼면, 적금의 실질 수익률은 0%에 가깝습니다. 돈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, 구매력은 제자리인 겁니다.
쉽게 말하면, 10년 전 1,000만원으로 살 수 있던 것을 지금은 1,000만원+이자를 합쳐야 겨우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. 숫자는 늘었는데 가치는 그대로.
20년 비교: 적금 vs 투자
1,000만원을 2004년에 넣고 2024년까지 놔뒀다면?
정기적금 (연 3%)
정기예금 (연 3.5%)
KOSPI 200 ETF
S&P 500 ETF (원화 기준)
같은 1,000만원인데 20년 후 차이는 최대 4,900만원입니다.
이게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입니다. 적금에 넣느라 투자를 안 해서 잃는 돈이요.
"그래도 적금은 원금 보장인데..."
맞습니다.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필요합니다.
적금이 맞는 돈:
- 6개월 이내에 쓸 돈 (전세금, 결혼자금, 목돈 지출 예정)
- 비상금 (생활비 3~6개월분)
- 원금 손실이 절대 안 되는 돈
투자가 맞는 돈:
- 5년 이상 안 쓸 돈
- 없어도 당장 생활에 지장 없는 돈
- 은퇴 자금, 자녀 교육비 등 장기 목적 자금
적금이 나쁜 게 아닙니다. 모든 돈을 적금에만 넣는 것이 나쁜 겁니다. 단기 자금은 적금, 장기 자금은 투자. 이 구분이 핵심입니다.
적금을 깨야 하는 신호
아래 조건 중 2개 이상 해당되면, 적금의 일부를 투자로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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깰 때 주의사항
적금을 깨서 투자로 전환할 때, 반드시 지킬 것들:
실행 체크리스트
- 비상금은 절대 건드리지 마세요. 생활비 6개월분은 적금이나 CMA에 반드시 남겨두세요. 이건 투자금이 아니라 보험입니다.
- 한 번에 다 옮기지 마세요. 적금 1,000만원을 깼다면, 6개월에 걸쳐 분할 매수하세요. 한 번에 넣으면 운이 나쁠 수 있지만, 나눠 넣으면 평균이 됩니다.
- 인덱스 ETF부터 시작하세요. 적금에서 넘어온 돈을 개별주식에 넣는 건 급격한 변화입니다. KODEX 200이나 TIGER S&P500 같은 시장 전체 ETF로 시작하세요.
- ISA 계좌를 활용하세요. ISA(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)를 쓰면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. 적금 이자에 붙는 15.4% 세금이 아까웠다면, ISA의 비과세 혜택을 활용하세요.
부모님 세대와 지금은 다릅니다
부모님이 "적금이 최고"라고 말씀하시는 건 틀린 게 아닙니다. 그 시절에는 맞았으니까요.
1990년대
2000년대
2010년대
2020년대
1990년대에는 적금만으로 실질 수익률 10%를 올릴 수 있었어요. 그때는 정말로 적금이 최고의 투자였습니다. 하지만 지금은 저금리 시대. 적금만으로는 물가를 못 이깁니다.
결론
적금을 깨도 됩니다. 단, 조건이 있습니다. 비상금 6개월분은 남기고, 5년 이상 안 쓸 돈만, 분할 매수로 옮기세요. 적금의 실질 수익률 0%와 투자의 연 6~10%의 차이는, 20년 후 수천만원의 차이가 됩니다.
관련 용어
- 기회비용 (Opportunity Cost) — 적금에 넣느라 투자로 못 번 돈
- 인플레이션 (Inflation) — 물가 상승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
- 복리 (Compound Interest) — 시간이 돈을 불리는 원리
- 비상금 (Emergency Fund) 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는 현금
- ISA (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) — 투자 수익 비과세 혜택이 있는 계좌